[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莫逆之友(막역지우)

입력 2021-07-05 09:00   수정 2021-07-05 23:51


▶ 한자풀이
莫 : 없을 막
逆 : 거스릴 역
之 : 어조사 지
友 : 벗 우


막역지우莫逆之友거리낌 없이 편하고 가까운 사이
서로 뜻이 잘 맞는 아주 친밀한 벗 - 《장자(莊子)》

장자(莊子)는 노자와 함께 도가(道家)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도가는 다스림이나 처세의 이치를 자연에서 배우라 한다.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게 도가적 처세다. 유가는 인과 덕의 정치를 주장하고, 도가는 도의 정치를 칭송한다.

도가 사상이 담긴 《장자》는 비유나 표현이 과장되지만 함의는 매우 깊다. 《장자》내편 대종사(大宗師)에는 바깥 사물에 얽매이지 말고 천리(天理)를 좇아 마음을 비우라는 얘기를 하기 위한 도입부로 가공인물을 등장시킨 두 내용의 대화가 나온다.

자사·자여·자려·자래 네 사람이 서로 얘기를 나눈다. “누가 능히 없는 것으로 머리를 삼고, 삶으로 척추를 삼고, 죽음으로 엉덩이를 삼겠는가. 누가 생사존망(生死存亡)이 일체임을 알겠는가. 내 이런 사람과 벗이 되리라.” 네 사람이 서로 보며 웃고 마음에 거슬리는 게 없어서 마침내 서로 벗이 되었다(四人 相視而笑 莫逆於心 遂相與爲友).

세 사람이 나누는 대화도 나온다. 자상호·맹자반·자금장 세 사람이 더불어 말했다. “누가 능히 서로 사귀는 게 아니면서도 서로 사귀고,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서로 도울 수 있을까. 누가 능히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서 놀고 끝이 없는 곳(無極)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서로 삶도 잊은 채 다함이 없을 수 있겠는가.” 세 사람이 서로 보며 웃고 마음에 거슬림이 없어 서로 벗이 되었다.

막역지우(莫逆之友)는 본래 천지의 참된 도를 깨달아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 간의 교류를 뜻하는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서로 허물없는 친구 사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조건보다는 서로 마음의 뜻이 잘 맞아 모든 것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를 일컫는다. 공자는 참된 친구를 책선지우(責善之友)로 정의했다. 친구의 부족함이나 허물을 선한 마음으로 선한 태도로 지적하는 친구가 최고의 벗이라는 뜻이다. 참된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삶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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